"자사주 소각 의무화, 자사주 매입 줄여 주가에 악영향"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3차 개정안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신규로 취득하는 자사주는 1년 이내에 소각해야 하고, 처분계획은 매년 주주총회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를 어기면 이사 개인에 대해 5000만원 이하의 과태를 부과한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위 위원장은 24일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주들에게 ‘특정주주‧경영진이 그 권한을 악용해 회사의 이익을 사유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줄 필요가 있다"며 "현행법상 자기주식에 대한 규제가 미흡해 일반주주의 이익이 침해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자기주식 제도를 정비해 일반주주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자기주식에 관한 회계와의 일관성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자기주식을 10% 이상 보유한 104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 기업의 62.5%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소각 의무화의 문제점으로 '사업 재편 등 경영 전략에 따른 자기주식 활용 불가'(29.8%)를 가장 많이 제시했으며 '경영권 방어 약화'(27.4%)가 뒤를 이었다. 응답 기업의 60.6%는 향후 자사주 취득 계획이 없다고 답해 소각이 의무화되면 자사주 매입 유인이 전반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000’에 목 매어 기업을 옥죄는 법안을 발의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제성장률, 고용률 등의 실물이 아니라 주가지수라는 금융에 정책 목표를 둔 경우는 역대 어느 정부도 없었다. ‘금융 우선주의’ 정책으로는 침체한 한국 경제를 살릴 수 없다. 주가 부양을 위해 상법을 개정하고, 국민연금을 동원하는 근시안적 정책은 장기적으로는 주가도 높이지 못하고 부작용만 양산할 것이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당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코스피 5000’을 향한 폭주가 기업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포이즌 필(신주우선선택권)과 같은 기업의 경영 방어권이 없는 상태에서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면 한국의 핵심 기업은 행동주의 펀드와 같은 기업 사냥꾼의 손쉬운 먹잇감으로 전락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조원진 당대표는 이어서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면 기업은 자사주 매입 자체를 줄여 주가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면서 "미래를 보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정책만 고집하는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 때문에 기업의 경영환경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