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미쳐 가고 있다
황사 바람이 기상관측 이래 가장 심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사실 여기 산중에도 마치 진흙을 체에 걸러다가 뿌려 놓은 것 같았습니다. 강한 바람에 비닐하우스들이 찢겨 날아가고, 일본에서는 사람이 4명이나 죽고 또 많은 사람이 다쳤다는 보도를 봤습니다. 그런가 하면 때 아닌 폭설과 지진 등으로 지구촌 곳곳이 대 재앙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왜 이런 이변들이 잦게 발생하는 것일까요?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언제나 늘, 그냥 생각하기를, 인간의 심성이 파괴되어 황폐화됨으로 해서 일어나는 피할 수 없는 재앙이라고 본다는 것입니다.
나도 여기 살면서 여러 가지 불사다 뭐다 하면서, 산을 파고 돌을 쌓고 집을 짓고 하지만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애를 씁니다. 사람 살기에 편리한 환경을 만들지만 가능한 자연환경에 맞게 순리대로 하려는 노력을 한다는 말입니다. 물론 아예 손대지 않고 있는 그대로 두고 사는 것이 제일 바람직할 것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살기는 어려우니까 친 자연적으로 일을 한다는 말이겠습니다.
우리같이 이런 정도의 자연 이용으로야 그다지 환경이 파괴되거나 황폐화라고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전 국민이 반대를 하고 있는 4대강 사업 같은 거대한 국책사업들을 보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우리의 심성이 타락하고 황폐화되어 이제 아예 미쳐가고 있는 것입니다. 여당의 막강한 권력을 쥔 어느 국회의원은 절 주지와 압력 시비나 하며 밤낮없이 싸우니 80% 넘는 국민이 ‘국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하는 나라가 됐습니다. 믿을 수 없는 집단에 나라와 우리의 삶의 미래를 맡기고 산다는 얘기입니다. 미친 짓입니다. 가난했을 때의 우리는 차라리 이렇게까지는 병들지 않았습니다.
왜 이런 나라, 이런 세상이 됐을까요? 4대강, 세종시 다 중요합니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크게 일을 벌여야 살아남는 것도 사실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너나없이 욕심부터 버리는 정신을 되찾아야 온전히 살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이타(利他) 정신과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까지는 못 따라가도 좋습니다. 나라의 아래위가 탐욕의 덫에서 못 헤어나면 아무리 사형제를 폐하느냐 존속 집행하느냐를 외치며 떠들어대고 대통령이 개혁의 앞줄에 나서 소리쳐 봤자 겨자씨만큼도 좋은 세상이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욕심으로 병든 정신은 그대로 두고, 4대강, 원전 수출 등을 앞세워 용케 부자가 된다 해도, 불행한 나라 마음이 초라한 국민이 될 뿐입니다. 장롱 속에 천금을 쌓아두고, 집 앞 골목길에서 못 가진 자에게 살인을 당하는 세상이라면 이미 미쳐가는 세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열 번 찍을 능력밖에 없는데도, 남의 산의 아홉 그루 나무까지 이 나무 저 나무 다 찍어대다가 한 그루의 나무도 못 자르는 끝 모르는 탐욕, 그게 오늘 우리들 대개의 자화상인 것입니다.
행복해지는 방법은 욕심을 줄이거나, 지금 가진 것을 더 늘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잘살게 되고부터 우리는 가진 것을 더 늘리는 쪽으로만 살아갑니다. 무리하게 늘리려 탐하다 하이힐에 얻어맞고 감옥 가는 걸 보면서도 죽어라고 늘리기만 합니다. 차라리 가난했던 시절엔 욕심을 줄임으로써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가난했던 시절보다 소득이 200배로 불어났다는 지금 우리는 200배 더 행복해졌을까요? 아니라면 가진 것이 없어서 저절로 무소유가 됐던 그 시절로 되돌아가 욕망을 줄여 행복해지는 방식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모두는 아니지만 지금 우리는 이기(利己)와 욕망의 늪에 빠진 채 여기저기서 아예 미쳐가고 있는 것입니다. 나도 미쳐가는 그중의 한사람일 것입니다. 2010. 03. 23.
이명박 정부에서는 나무를 찍어대고 자연을 찍어대더니만 문재앙은 사람을 찍어대고 정적을 찍어댑니다. 자연을 찍어대던 사람을 찍어대던 사람이 못살도록 하는 것은 같지만, 앞의 것은 간접이고 뒤의 것은 직접입니다. 반빨들은 간접적으로 못살게 하고 온빨들은 직접적으로 못살게 하는 차이인 것입니다.
이렇게 세상이 미치고 정치를 미치도록 만든 것은 누구의 탓일까요? 우리가 약을 잘못 먹인 탓입니다. 투표는 정치인들이 미치지 않도록 하는 약입니다. 우리는 그 약을 잘못 먹인 것입니다. 처방전이 틀렸던 것이지요. 아무리 보아도 나는 한국당이 내어놓는 처방전으로는 문재앙의 미친 짓을 멈추게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습니다. 오늘도 여러 사람들이 한국당을 도저히 지지할 수가 없다고 하는 말들을 들었습니다.
이명박 김무성 김성태 장제원 홍준표 등을 보수로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나서서 설치는 꼬라지는 보기 싫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한번 배신을 당하고 나면 다시 믿기가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욕심으로 병든 정신을 누가 믿고 신뢰를 하겠습니까? 지금은 쌍팔년도와 같은 그런 시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2018. 02. 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