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억제로는 문재인 시즌2를 벗어나기는 어려워"

3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지 4개월이 갓 넘었는데 3번째라니 놀랍기만 하다. 공급 확대보다는 수요 억제에 맞췄다. 점점 수요를 더 억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5일 "주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주거 불안이 서민 생활을 위협하고 경제 전반의 활력을 저해하고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9‧7 공급대책의 효과가 실수요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수요 관리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일부 지역에서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투기적 수요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시장 과열 조짐이 명확하다"고 밝혔다.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 용산구를 포함한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와 경기도 15개 지역이 내일(16일)부터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20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다.

주택담보대출도 줄어든다. 규제 지역의 시가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주택은 2억으로 주담대 한도가 강화된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현행 6억원으로 유지된다. 수도권 및 규제 지역 내 주담대 스트레스 금리는 기존 1.5%에서 3.0%로 상향 조정된다. 전세대출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된다.

이재명 정부가 9‧7 부동산 공급대책 이후 한 달여 만에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강남을 중심으로 한 서울 집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집값은 4주 연속 상승폭을 키우며 한강변 주요 자치구를 중심으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광진구의 경우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2012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0.65%)을 기록하기도 했다. 강남‧서초‧송파‧용산‧성동‧마포‧광진‧양천‧강동‧영등포‧동작 등 서울 11개 자치구는 문재인 정부(2017~2022년) 당시 고점을 넘어섰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당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은 강남을 비롯한 서울 집값은 못 잡고 실수요자인 청년‧서민만 피해를 볼 것이다"며 "이번 부동산 대책은 앞선 2번의 부동산 대책이 졸속이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원진 당대표는 이어서 "서울 아파트 소유자를 ‘거대 악’으로 보는 사상에서 비롯된 수요 억제 위주의 부동산 대책으로는 문재인 시즌2를 벗어나기는 어렵다"면서 "서울 집값을 잡는 유일한 길은 강남을 비롯한 요지에 대규모 공급 폭탄을 투여하는 길이라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