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인상 철회하고, 정부 지출의 효율성을 높여야"

이재명 정부가 증세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이 법인세 인상을 예고하더니 세제 개편안을 지난 22일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한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개편안에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4%에서 25%로 올리고, 주식 양도세를 내는 대주주 요건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춰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현재 0.15%인 증권거래세를 0.18%로 인상하는 방안도 들어있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이 ‘부자 감세’로 낙인찍은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주식시장 밸루업을 위해 시행하기로 정했다. 이것은 현 정부의 ‘기업 이윤의 주주 환원 기조’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예를 들어 배당 성향이 40% 이상인 기업에 투자해 얻은 배당소득은 다른 소득(근로소득 등)과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분리하여 10~20%대로 낮게 과세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주식 투자자들이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에 투자할 유인은 커지게 되고, 동시에 기업도 배당을 강화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세제 개편안에는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약속한 감세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당시 종합부동산세 부담 경감, 종합소득세 물가연동제, 상속세 인하,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 근로소득세 구간 조정에 의한 세금 감면, 소득세 기본공제 한동 상향 등을 약속했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감세를 외치다가 증세로 선회한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기본소득으로 대표되는 ‘역대 정부 최강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현재의 대규모 재정 적자 상태로는 지속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제 개편의 방향과 절차가 정의롭지 못하다.

먼저 절차 측면을 보자. 대통령 후보 시절에는 표를 얻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로 여기도 세금을 깎아준다, 저기도 세금을 깎아준다고 외치다가 아무런 반성도, 사죄도 없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증세로 전환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다.

다음으로 세제 개편안의 방향이다. 법인세부터 인상하는 것은 이 대통령의 ‘실용적 시장주의’와 맞지 않는다. 노란봉투법, 상법개정안 등 기업의 투자 의욕을 떨어뜨리는 각종 법률안을 밀어붙이는 것과 동시에 법인세까지 인상하면 기업의 국내 투자는 더욱 위축된다. 한마디로 기업을 세금 걷기에 가장 편한 경제주체로 보고 있다. 그리고 주식시장을 활성화한다면서 증권거래세를 높이는 조치도 모순이다. 결국 큰 방향은 증세 기조지만, 세금을 거두기 편하고 조세 저항이 덜한 곳만 골랐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당대표는 "이재명 정부가 엄밀한 재정계획도 없이 돈을 마구 쓰고, 기본소득으로 돈 줄 생각만 하더니 이제 좀 현실 파악이 되는 모양이다"라면서 "지금이라도 한국 경제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걱정한다면 ‘감세에서 증세’로의 공약 위반이 아니라,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허무맹랑한 기본소득 지급 공약을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진 당대표는 이어서 "법인세 인상 등으로 기업 투자가 위축되고, 이익이 감소하면 법인세 납부액은 더욱 줄어든다"면서, "이제라도 법인세 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낭비되는 정부 지출이 없는지를 살펴 세출 효율성을 높이는 정책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