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바지선 에세이(1), 아프리카 동쪽 해안에 에너지 거북선이 나타나다.

2025년 11월 어느 날, 아프리카 케냐 동해안의 새벽 여명이 밝아 오기 전 캄캄한 밤에 멀리 수평선 넘어 희미한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달 전 코리아의 새만금에서 출발한 에너지 거북선(원자력 바지선)을 예인선이 끌어오고 있는 중이다. 3만여리를 한시도 쉬지 않고 항해한 끝에 드디어 아프리카 동쪽 해안에 도착한 것이다.

20세기 최대의 역사, 사우디 주베일 항만공사에서 경부고속도로의 건설경험을 쌓은 고 정주영 회장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비용절감과 건설공기 준수를 위해 철구조물을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제작해서 바지선으로 수송할 것을 지시한다. 중량물에다가 사이즈가 너무 커서 화물선으로 운반할 수 없는 철 구조물을 보험에 부보하지도 않고 바지선으로 코리아에서 사우디까지 운반한 것이다.

원자력 바지선 1호는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에서 건조하여, 새만금 내호에서 실증시험을 마치고 아프리카로 처녀 수출된 것이다. 원자력 바지선은 가압경수로, 수소병합발전설비, 그리고 자체 담수화설비도 갖추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이 현대판 에너지 거북선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